863일차 - 숙소 같은 캠핑장

어제 늦게 도착해서 잔 것 치고는 잘 잤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평평한 곳에서 잔 덕분이 아닐까. 요 며칠 산에서 내려오는 물 가까이에 텐트를 치다보니 자연스레 경사진 곳이 대부분이었다.

오늘도 비 오지 않는 구름낀 날씨. 오전 10시 반 정도에 출발했다. 10여 킬로미터를 달려 트롬쇠 행 배가 있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때가 12시 무렵이었는데. 반대편 쪽에서 배가 오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배에서 내린 직원이 1시간 후에 출발할 거라고 했다.

역시 사람과 자전거는 무료. 앞으로 타게 될 배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트롬쇠까지는 40 여 킬로미터. 노르웨이 루트의 특징이라면, 해안임에도 평지만 수십 킬로미터 이어지는 길이 없다. 오르막 내리막 고도의 편차가 심한 길의 연속이다. 하루에 100 킬로미터씩 가던 러시아 때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아진 이유다.
노르웨이에 와서 처음 묵는 숙소(?). 정확히 말하자면 캠핑장이다. 캠핑장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65 크로나1). 그나마 일반 숙소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결제를 할 때마다 러시아가 그리워진다.

체크인을 하고 텐트를 치기위해 번호가 적힌 사이트에 갔다.
그냥 나무 그리고 일반 흙 그리고 약간의 잔디가 있는 곳이었다. 그동안의 야영 장소가 더 나아보일 정도다. 샤워와 전기만 아니라면 이곳에 머물 이유는 솔직히 없었다.

텐트를 치고 시설들을 둘러봤는데, 완전히 신식이다. 체크인할 때 준 카드키를 사용해서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 게다가 사우나 실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샤워실의 경우, 카드키를 꽂아야만 샤워기에서 물이 나왔다. 한번 꽂을 때마다 타이머가 있어서 정해진 시간만 물을 쓸 수 있었다.
캠핑장의 미래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텐트 캠핑을 하는 사람들보다 캐러반이나 캠핑카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더 많았다.

PS. 전에도 언급했지만, 노르웨이 시내 또는 마을에서의 자전거도로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흔히 자전거도로는 차도 밖의 공간을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라고 해놓은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차도와 완전히 분리되어, 오른쪽 또는 왼쪽에 있다.
유의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외곽에서 시내로 들어오거나, 반대로 시내에서 외곽으로 나갈 때다.
외곽에서 시내로 들어올 때를 예로 들어보자면, 외곽에서 차도 밖의 갓길을 타고 들어오다가 시내에 들어올 무렵, 갑자기 갓길이 사라진다. 도로에 차량도 많고, 갓길이 없기 때문에 당황하는데, 이때는 도로 밖의 오른쪽 또는 왼쪽에 있는 자전거 도로를 찾아야 한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몇 번 경험을 통해 익숙하지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PS2. 시내 자전거 도로와는 달리, 외곽 도로에서의 라이딩은 그닥 좋지 않다. 물론 자전거 친화적인 나라로 잘 알려진 북유럽이라는 선입견2) 때문일지는 몰라도, 갓길의 폭이나 노면의 상태등을 볼 때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여기와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자전거 타는 사람을 배려하는 운전 문화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73.63 km
누적 거리 : 29768.035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1)
대략 한화로 24000원이다
2)
눈높이가 높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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