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7일차 - 42일만에 다시 탄 크루즈

어제 늦게 잔 탓에 오전 10시가 넘어 일어났다. 어제 확인한 대로 아침부터 흐린 날씨에 약하게 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선착장까지는 8km 가 조금 안되는 거리. 걸어가도 될만한 거리였다.

오랜만에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팟캐스트를 들었다.
드디어 이곳 날씨를 벗어나, 내일이면 맞게될 새로운 지역의 날씨는 이보다는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분이 한결 밝아졌다.

가끔씩 구름이 거치고 파란 하늘이 보였다. 오후 3시가 넘어 짐을 챙겨 몰데로 향했다. 베르겐 도착시간이 오후 2시이기 때문에 그동안 배에서 먹을 부식을 샀다. 장을 보고 나오는데, 한 청년이 내 자전거를 유심히 바라본다.
자연스럽게 그와 얘기를 나눴다. 그 역시 자전거 여행을 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앞으로 2019년에 우리나라와 일본을 자전거여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며 헤어졌다.
오후 5시, 어제왔던 그 터미널에 도착했다. 배는 오후 8시가 조금 넘어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에서 노르웨이로 넘어오던 첫날 Kirkenes 에서 탔던 크루즈선을 42일 만에 다시 탔다. 두번째라서일까. 배의 내부구조가 익숙했다. 여기서 운영하는 배들의 종류는 여러가지지만 배의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전거를 끌고 차량을 싣는 칸으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선원이 어디까지 가는지 물었다.

“베르겐”

자전거 세울 곳을 알려주고는 티켓팅을 위해 리셉션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인터넷에서 본 가격보다 정확히 100 크로네가 비싼 778 크로네. 내가 인터넷에서 본 가격과 다르다고 물으니, 자전거 운임이 100 크로네라고 했다. 지갑을 샅샅이 뒤져 나온 총 돈은 773 크로네.
직원이 내 모습이 딱해보였는지, 5 크로네를 깎아주었다. 오전에 rema 에서 부식을 좀 더 샀다면 낭패였을 뻔 했다. 깃털처럼 가벼워진 지갑을 가방에 넣고 두장의 플라스틱 카드를 건네 받았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온수샤워를 하기 위해 샤워실로 향했다. 한참 샤워를 하고 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발밑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개수구가 막힌 모양이다. 그때 몰데를 출발한다는 방송이 들려왔다. 샤워 물을 잠그고 얼마나 기다렸을까. 차오른 물은 빠질 줄을 몰랐다. 어쩔 수 없이 샤워를 중단해야 했다. 개수대의 물을 틀고 면도를 하려는데, 여기 역시 물이 안 빠진다.

'후…..'

설상가상으로 벗어둔 옷이 떨어져 물에 젖었다. 옆에 있던 드라이기로 말렸다.
새벽 4시가 조금 못 되어 소파에 누워 쪽 잠을 잤다.

PS. 배안에서 와이파이가 되는지 물으러 리셉션에 갔다가 하루에 50 크로네를 내야 한다는 팻말을 보고 조용 자리로 돌아왔다.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9.173 km
누적 거리 : 31632.604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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