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4일차 - 집으로 가는 여정의 시작
오전까지 호스트와 약속시간을 잡기위해 몇 번의 메세지를 주고받았다.
호스트가 살고 있는 곳은 캠핑장에서 대략 15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다.
쉬엄쉬엄 천천히 가면 된다.
이제 한국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를 강구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가는 비행편을 알아보니, 오늘과내일이 주말이라 평일에 비해 티켓가격이 두세배나 비쌌다.
또 한국까지 가는 비행편은 아일랜드 더블린보다 영국 런던에서 가는 것이 훨씬 저렴했다. 아무래도 다양한 항공사의 더 많은 비행기가 운항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월요일에 런던에서 출발하는 비행편을 왕복으로 예매했다. 대략 82만원. 괜찮은 가격이다.
이제 여기서 런던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
가까운 Cork 보다 더블린에서 출발하는 비행편이 더 저렴했다. 런던에서 출발하는 티켓이 월요일 오후이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런던에 도착해야 한다. 오늘과 내일, 주말 사이에 더블린에서 런던가는 비행기표가 말도 안되게 비싸다.
거리상으로 봤을 때는 가깝지만 편도로 평균 30만원 정도했다. 서울-런던이 편도가 40만원인데, 너무하다.
스카이스캐너 같은 최저가 사이트에 10 만원대 티켓이 있다고 뜨지만, 실제 결재를 하려고하면 좌석이 없다고 나온다.
이렇다면, 차라리 아일랜드에서 서울가는 비행기표를 사는게 나을 뻔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별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게 배편이었다. 더블린이 해안에 있는 도시인 만큼 배편이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배편이 있었다. 영국의 해안도시인 홀리헤드까지 가는 루트가 가장 가깝고 운행 편수도 많았다. 요금은 40 유로.
이후 영국 홀리헤드에서 기차를 타고 런던까지 가야한다.
몇 시간 동안의 검색을 통해 아래와 같이 일정을 확정했다.
- 캠핑장이 있는 Clonakilty 를 나와 호스트가 사는 Rosscarbery 로 자전거를 타고 15 킬로미터 이동
- Rosscarbery 에서 Cork 로 가는버스 탄다. 토요일이기 때문에 막차를 타야한다. 스케줄상 오후 8시 10분에 도착
- 걸어서 기차역에 간다. 8시 50분에 더블린으로 가는 막차를 탄다. 자정 12시40분에 도착하는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도보 또는 택시를 타고 여객선 터미널로 간다
- 새벽 2시 15분에 영국 홀리헤드로 떠나는 배를 탄다. 오전 5시 15분에 도착
- 홀리헤드 기차역으로 이동해서 티켓구매 후 런던으로 이동
- 런던에서 1박을 하고, 월요일 오후에 공항으로 이동해서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기나긴 여정이다.
한국에 가져갈 것들을 챙겨 배낭에 넣었다. 허리만 괜찮았다면, 배낭 가득 담았겠지만,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짐을 챙겨 캠핑장을 나왔다. 4, 5 일만에 라이딩. 전에도 그랬지만 라이딩을 할 때는 통증이 없다. 걷거나 뛸 때 통증이 심하다.
호스트가 일을 마치는 오후 5시에 맞춰 그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다.
약속장소에서 고마운 웜샤워 호스트들을 만났다. 캐나다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부부. 내년 쯤에 다시 돌아갈거라고 했다. 그들이 알려준 장소에 자전거를 세우고 레인커버를 씌웠다.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8월 말경에 돌아올텐데, 그전에 연락을 주겠다고했다.
그리고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시간표에 따르면 도착시간이 오후 6시 50분인데, 호스트의 말로는 5~10분 정도 늦는다고 했다.
이를 감안해서 기차와 배안에서 먹을 부식을 구입하기 위해 상점에 들어갔다. 이때가 6시 50분.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를 보니 긴줄이 서있었다. 살까 말까.
가게 밖을 보니, 마침 큰 관광버스가 한대 서 있었다. 혹시 내가 탈 버스인가.
사려던 부식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다. 바로 그 버스다. 운좋게도 신호가 걸려 서 있었던 것이다.
만일 이 차를 놓친다면, 이미 예약해 놓은 비행기와 기차표는 날리게 된다.
얼른 차량 앞으로가서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열렸고, 탈 수 있었다. 티켓은 직접 버스 기사에세 현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는 식이다. 가격은 17 유로. Cork 에서 더블린까지 가는 기차표와 맞먹는다. 정말 비싸다.
그래서일까. 차량 안에는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내려야 하는 버스 종점에서 기차역까지는 1 킬로미터가 채 안되지만, 도착시간 기준으로 보자면 40분 정도 여유시간이 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사람들이 일일이 돈을 내고 버스를 타다보니, 탑승객이 많이 있는 정류장에서는 오랜 시간 정차했다. 갈수록 예상 시간보다 늦어졌다. 시간을 보며 피가 마르는 듯 했다. 결국 종점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시간보다 20분 늦은 8시 30분. 기차 출발까지 20분이 남았지만, 걸어가는 시간을 포함하면 빠듯했다. 내리자마자 역으로 향했다. 허리 통증 때문에 뛸수도 없고,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역에 도착해서, 발권을 위해 결재를 하고 받은 이메일에 적힌 번호를 기계에 입력했다.
티켓이 나왔다. 시간을 보니 출발 5분전.
열차에 탑승해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막차라서 그런지 승객들이 많지는 않았다. 특이한 점은 좌석의 위에 예약한 사람의 이름이 LED 로 출력된다는 것이다.
더블린까지는 4시간 반 정도를 가야 한다.
더블린에는 2곳의 기차역이 있는데, 둘 중에 여객선 터미널에서 가까운 동쪽의 기차역으로 가는 표를 샀다. 시간으로 보자면, 도착시간은 자정 12시 40분. 그리고 영국 홀리헤드로 떠나는 배의 출발시간은 새벽 2시 10분. 기차역에서 터미널까지의 거리는 5킬로미터 남짓. 시간상으로 보자면 충분해보이지만, 배의 경우, 승선을 해야 하는 시간이 출발 시간으로부터 최소한 30분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 허리 상태를 고려하면 역시 빠듯한 시간이다.
정 안되면 택시라도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택시 앱(mytaxi , uber)을 설치했다. 우버 보다는 mytaxi 가 좀더 저렴했다. 또한 할인 바우처코드를 각각 제공하기 때문에 (mytaxi 는 10유로, uber 는 5유로) 생각보다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열차 안에서도 전기콘센트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가지고있는 여행용 콘센트로는 사용할수 없었다.
기차 안내 방송을 아일랜드어와 영어로 방송했다. 아이리쉬(Irish)는 언제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무선 인터넷은 600 메가바이트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자정이 넘어 있었다. 더블린에 도착했다는 방송과 함께 두 곳 중 첫번째 역에 도착했다. 이때가 대략 12시 20분 경.
남아있던 모든 승객들이 내렸다. 나혼자 앉아 기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5분이 지나도록 출발할 생각을 안했다. '뭔가 이상한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봤다. 아무도 없었다. 옆 칸에도 마찬가지.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일단 가방을 들고 내렸다. 그 때 한 승객이 보였다. 그에게 여기가 종착역인지 물었다.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상하다. 분명히 티켓을 살 때 이 다음 역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여객선 터미널까지는 10여 킬로미터가 넘는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한다. 일단 기차역을 빠져나가야 했다. 막차라 그런지 기차역으로 나가는 문은 닫혀 있었다. 불도 이미 꺼져있고. 어찌어찌해서 밖으로 나왔다. 택시를 잡기 위해 mytaxi 앱을 켰다. 도착지를 여객선 터미널로 지정하고는 근처의 택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5 분정도 기다렸을까. 한 택시기사로부터 이리로 오겠다는 메세지가 왔다. 오케이.
처음 택시앱을 사용하는 거라 과연 제대로 탈 수 있을 지에 의문이 들던 때, 호출한 택시를 찾을 수 있었다. 출발. 심야시간이라 도로는 한산했다. 더블린을 둘러보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돌아올때 보면 되니까. 20여분을 걸려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19 유로가 나왔고, 10유로는 바우처로 나머지 9 유로는 카드로 자동 결재가 되었다. 정말로 편리했다.
터미널에 들어가 발권을 하고 탑승시간이 되길 기다렸다. 출발시간을 한시간 여 앞두고 승선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3시간 반 가량을 타고 가는 것이기에 타자마자 잘만한 곳을 찾았다. 소파나 의자 또는 바닥에 눕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한 구석바닥에 누웠다. 밤이라 배 안임에도 쌀쌀했다. 챙겨온 모든 옷을 껴 입었다. 아까 버스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 거의 뛰다시피 한 탓에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PS. 버스가 예상 도착시간보다도 늦었지만 내리는 승객들마다 기사에게 땡큐라는 인사를 하며 내리던 장면이 인상에 남았다.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14.839 km
누적 거리 : 38746.777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