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일차 - 하루에 두번 국경을 넘다
아침부터 흐린 하늘에 출발할 무렵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비가 오는게 눈이 오는 것보다 낫다.
이내 그칠 것 같지 않아, 8시 무렵 출발했다.
오늘은 두 번의 국경을 넘는다. 크로아티아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크로아티아
눈이 굵은 편은 아니지만 적은 양이 꾸준하게 오니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경 검문소는 마치 톨게이트 같다. 두 나라가 각각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한 곳에서 여권심사를 한다. 차량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여권을 건네고 뭔가 물어볼 줄 알았는데(보스니아로 갈 건지 아니면 다시 크로아티아로 갈건지), 아무것도 묻지않고, 도장을 찍어준다.
물론 짐검사는 없고.
20 여 킬로미터 남짓의 해안을 가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접어들었다. 크로아티아와 같은 해변을 공유하고 있긴 하지만, 이 구간을 달리는 동안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마치 아르메니아 또는 조지아 같은 느낌. 간판에 적힌 글씨는 러시아어 처럼 보였다. 해변에 위치한 마을인 Neum 을 통과한 후, 다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 국경쪽으로 향하는데, 뒷쪽 느낌이 이상하다. 내려서 타이어를 확인해보니, 바람이 빠져있다. 펑크가 난 것이다.
수리할 수 있는 공간인 갓길이 없는 구간이라, 국경까지 끌바를 해서 갔다. 여권심사를 마치고, 한 켠에서 수리를 시작했다. 검문소 직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사건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그냥 작은 펑크이려니 했다. 하지만, 튜브를 분리하고, 문제가 된 부분을 찾기 위해 타이어를 손으로 만져가보는데, 꽤 큰 유리조각이 타이어 안에 박혀있었다.
결국 뽑아내기는 했는데, 어떻게 박혔는지도 궁금했지만, 교체한지 얼마 안되는 뒷 바퀴에서 펑크가 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워낙에 오랜만에 펑크가 나다보니,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검문소에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해서 3시가 넘은 시간에 출발했으니,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린 거다.
중간에 한 직원이 오더니, 혹시 문제가 있는지? 물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들이 보기에도 낯선 풍경임에는 틀림없다.
일단 튜브를 교체하고(새 것으로 교체하고 싶었지만, 기존의 패치한 것 밖에는 없었다), 타이어를 다시 장착했다. 약간의 시운전을 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은 야영을 해야 해서 서둘러 출발했다.
눈이 온 탓에 모든 땅에 눈이 쌓여 있었다. 이곳에 텐트를 치기에는 너무 추울 것 같아, 텐트 칠 곳을 찾던 중에, 눈이 없는 포토나무 농장 입구를 발견했다. 발자국이나 차량 바퀴 자국이 없는 걸로 보아 인적은 없는 것 같다.
서둘러 텐트를 쳤다. 눈이나 비가 오지 않았지만, 해가 지면서 날씨가 추워졌다.
자면서 몇 번이나 깼는지 모른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해안 마을 Neum>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74.762 km
누적 거리 : 33246.741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