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6일차 - 이상한 마케팅

솔직히 대도시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도시에서만 가능한 것들이 있다.
자전거 부품을 구하기 쉽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알바니아를 출발한 이후, 구할 수 없었던 타이어와 며칠전 부러진 머드가드 그리고 체인을 살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자전거 샵을 검색해서 재고가 있으면서 저렴한 곳을 선택해서 출발했다.
거리는 6km 정도였는데, 산 언덕을 두개나 넘어야 해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거의 도착했을 때 비가 쏟아졌다. 비가 올거라는 건 알고있었지만, 기막힌 타이밍이다.
상점에 들어가 미리 웹사이트에서 캡쳐한 제품 사진과 가격이 적힌 화면을 보여주었다.

가게 주인은 재고는 있는데 그 가격에는 팔수 없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웹사이트에 나온 가격은 프랑스 본사에서 적은 거라고.

'이게 무슨말인가. 가게 주인의 동의없이 본인 가게 홈페이지 실린 제품 가격을 본사에서 결정해 올린다는 게 말이 되나?'

처음에 보여준 체인 뿐만 아니라, 타이어와 머드가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제품 가격대로 팔지 않을 거면, 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거죠?”

주인은 그것이 일종의 마케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가격에 사고 싶다면 아마존 같은 곳을 이용하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가 어려워 그곳을 나왔다.

'당장 부품이 없어서 자전거를 못타는 상황은 아니니까'

돌아오는 길에 데카트론에서 체인을 샀다. 가격을 보니 앞선 가게에서 부른 것보다 저렴하다.

숙소에 와서 가솔린버너의 부품이나 물통등을 검색해봤는데 취급하는 곳이 없다. 지금까지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전거로 꽤 유명한 나라들을 다녀봤지만 하나 같이 부품수급이 여의치 않다.

특히 자전거부품이나 캠핑용품들. 그나마 베를린에서 몇개를 사긴 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이정도면 앞으로 갈 포르투갈 리스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영국에서 사야하나?

PS. 바르셀로나는 산의 능선을 따라 만든 도시다. 그래서 곳곳에 가파른 언덕이 많다. 길을 걷다 보면 노인들이 오르내리는 걸 보는데 이곳이 그들에게 친화적인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점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어서, 거리에서 자전거 탄 사람들은 자주 보지만, 대부분 평지고 언덕을 오르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