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2일차 - 오늘도 이어진 고난의 하루

어제 저녁, 오늘 루트를 봤을 때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백사장 가까이의 길을 따라 달리는 평탄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캠핑장을 나와 해변길이 시작되는 곳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출입금지 팻말이었다.

이때부터 고난을 알리는 서막이었음을 나는 알지 못했다. 구글지도를 보고 그다음 블럭으로 향했다. 거기서 보이는 것은 그냥 백사장이었다. 시멘트 바닥도 아닌 그냥 모래밭.
해수욕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비포장 길도 아닌 모래밭을 자전거로 갈 수는 없었다.
구글 루트에 따르면, 이 모래밭을 7~8 km 가야 한다고 나온다.

'백사장을 길로 인식하다니'

더이상 신뢰하기 어려웠다. 어쩔수 없이 자동차 루트를 검색했다. '고속도로 제외' 옵션으로 찾은 길은 무려 2배가 넘는 17 킬로미터다. 게다가 길도 고불고불 무척 복잡하다. 거의 직선이나 마찬가지인 자동차도로를 앞에두고 이를 피해 가려니 산 능선까지 올라서 넘어야 한다.

이번에는 맵스미로 루트를 검색했다. 맵스미가 알려준 자전거 루트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가라고 나왔다. 혹시나 싶어 길가는 행인에게 통행이 가능한지 물었다.

갈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산을 넘는것.
마을을 지나 산 정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포장도로가 나오더니 곧 비포장도로. 양 쪽에 풀이 우거진 숲길이 나왔다.
이거 맞는 건가.
여러번 쉬어가면 끌바하기를 한참. 산 언덕의 중턱에 출입문이 나타났다. 그리고 자물쇠로 잠겨 있고. Private 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이 보였다.

'그럼 어디로 간단 말인가'

여러번 구글맵과 gps 를 확인해도 갈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출입문 옆에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약간의 틈이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갈수는 없었다. 짐을 분리해서 통과. 언덕으로 이어진 길은 흙길로 바뀌고, 산 하나를 넘으니, 아까와 같은 잠겨있는 출입문이 나왔다. 옆에 담이 있었지만 높이가 낮아 넘어갈 수 있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짐을 분리하고 통과. 이때가 대략 오후 3시 반 정도. 진을 다 뺀 듯한.
이후 내리막 길이 이어졌지만 비포장. 결국 끌바로 내리막을 나려왔다.
해변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오는데도 쉽지는 않았다. 곳곳의 길이 공사중이거나 길이 막혀있고. 아무튼 도착. 이후 자전거가 통행가능한 길이 나왔지만. 워낙에 차량이 많고. 빨리 달려서 쉽지 않았다.

직선거리로는 짧지만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 저녁 6시가 넘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19유로라 갈지말지 망설였는데. 오늘 수고한 보상으로 묵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나니 10시 반이다. 뭘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일기쓰고 자기 바쁘다.

PS.해변을 보면 나혼자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다른 사람들은 휴가를 즐기는데, 혼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나도 썬텐도 즐기고 싶고, 해수욕도 하고 싶다.

PS2. 산을 오르면서 본 것이지만 산 꼭대기에 집을 지은 걸보면 대단하다 싶다. 이런 곳에 집이 있다니. 수영장도 있고, 집을 보면 유난히 비슷한 집이 여러채 모여 있는 걸 본다.

PS3. 캠핑장에 수영장이 있는데 수영복이 없어 하질 못한다. 데카트론에서 하나 사야겠다. 또한 캠핑장마다 전기 코드가 다른데. 이것도 사고 싶다.




<사유지 출입금지 팻말이 나왔다>

<자전거 한대 들어갈만한 틈이 보였다>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47.242 km
누적 거리 : 36971.354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